프롤로그: 지금까지의 삶을 되돌아보며사람이 너무 좋던 때가 있었다. 왁자지껄하게 모여서 파티하고 마주보며 웃고 근황을 나누고 떠드는 게 너무 너무 좋았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것은 내가 가족 아닌 남과 함께 살아보기 전의 이야기. 남과 함께 살아보는 그 작은 경험 하나로, 지금까지의 내가 너무 어리숙했음을 깨달았다.요즘_내_얼굴.jpg왜 혼자 사는 것도, 같이 사는 것도 이렇게 힘들까? 왜 생활이라는 것은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내가 만들어서 떠먹어야 하는 조율의 과정일까?’ 사는 건 왜 이렇게 피곤한지. 3분요리처럼 뚝딱 하고 나오는 게 하나도 없다. 0. 전쟁의 서막: 통학나는 ‘통학러’였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통학하는 게 이렇게 힘들 줄 몰랐던 시절. 시외버스를 타고 하루 만 원씩의 교통비를 (..
동물의 세계에서 후각은 번식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습니다. 후각은 암컷과 수컷이 서로를 찾는 중요한 수단이며, 난자와 정자를 성숙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포유류들은 소위 ‘이차 후각 기관’이라 불리는, 성적 신호를 담당하는 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기관은 코가 아니라 입 안쪽 윗면에 자리잡고 있으며 ‘보습코 기관(vomeronasal organ, VNO)’이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출처: The guardian숫말과 숫양은 발정기의 암컷이 근처에 있을 때 윗입술을 당겨 자신의 VNO를 확장시킵니다. 포유류의 암컷은 특정한 화학물질을 분비해 자신이 배란기라는 사실을 알립니다. 발정기의 암컷 개가 내는 화학물질은 수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수컷 개들까지 유혹해, 이들이 서로 싸우고 경쟁하도록 만듭니다...
1. 영상 미디어 시청 소비에 있어 파레토의 법칙은 통한다파레토의 법칙은 몰라도 2:8의 법칙은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가 만든 법칙으로, 전체 결과의 80%가 전체 원인의 20%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가리킵니다.경제용어로 특히 많이 쓰이는데, 자세한 논리와 별개로 상위 20%가 80%의 결과를 만든다는 이 논리는 상당히 많은 분야에서 맞아 떨어집니다.신의 한수였던 파레토의 법칙영상 미디어를 소비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파레토의 법칙은 적용이 잘되는 편입니다. 최근 닐슨이 발표한 미국 영상 미디어 사용자에 대한 분석 리포트(2016.Q1)를 보면, 상위 20% 사용자가 전체 시청 시간의 80%를 소비함을 알 수 있습니다. 2. 상위 20% 우리는 그들을 헤비 유저..
1.네이버와 다음이 맞춤법 검사기를 공개했다요즘 마음이 착잡합니다. 그러면서도 안타깝고요. 한국어맞춤법검사기 개발 26년,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네이버가 맞춤법 검사기를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맞춤법 검사기를 참고하는 것은 좋은데 거의 베끼더군요. 3년 동안 베타로 두고요.네이버 화면 갈무리. 규칙 만드는 데 1일, 베끼는 데 1분맞춤법 검사기 규칙 하나 만드는 데 하루 걸립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만든 것 보고 넣는 데는 1분도 안 걸립니다. 우리가 새 규칙 넣으면 곧 추가됩니다. 특정한 맞춤법 검사기의 결과를 대용량 자료에 돌려 비교하면 6개월이면 거의 따라잡습니다. 빅데이터 처리의 슬픔이랄까요. 더구나 맞춤법 검사기는 맞춤법이 틀린 것을 고치므로 고쳐야 하는 유형을 찾는 것이 어렵지, 유형만 ..
2015년 출판계의 대박 상품은 단연 ‘지대넓얕(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었다. 팟캐스트에서 시작해 출판계를 휩쓴 이 책은 사람들의 교양욕을 좀 더 손수이 채워주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팟캐스트는 시간을 많이 써야 했지만, 책은 고작 3만원에 5시간 정도를 쓰면 됐다. 당연히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채사장님은 ‘술자리에서 항상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좀 더 깊이 있는 지적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팟캐스트와 책을 만들고자 했다. 그런데, 지적 대화가 꼭 ‘인문’이라는 카테고리에 얽매일 필요가 있는가?예를 들어 고기를 구워 먹을 때 플라톤보다는 고기에 관해 지적 대화를 하는 게 좀 좋지 않겠는가. 예로 고기의 질감을 이야기하는 게 훨씬 맥락에 맞아 보인다. 또 맥주..
한 때 “한 사람의 천재가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라는 말이 회자되던 때가 있었다. 삼성이 인재경영을 외치면서 전국적으로 유행했었다. 그때는 한 명의 천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수많은 TV 프로그램과 강연에서 봐야만 했다. 수많은 성공사례에 나 역시 깊이 공감했었다. 나중에 별로 그런 것 같지는 않다는 게 밝혀졌지만, “인재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기업도 있었다. 그 회사의 수장은 아들을 위해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인재제일주의의 광풍 이런 광풍이 몰아칠 때는 한 명의 인재가 정말 세상을 바꾸는 것처럼 인식되었다. 수많은 지도자들이 “인재제일주의”를 입에 달고 살던 시절이었다. 한바탕 광풍이 지난 후 지난 일을 냉철하게 분석하는 전문가도 등장한다. 전 한겨레경제연구소 이원재 소장은 「한..
신생아들은 세상에 나오기 몇 주 전부터 뱃속에서 손가락을 물고 있지만, 아이가 자라서도 엄지를 빨고 손톱을 계속 물어뜯으면 부모는 여러 가지를 걱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처럼 아이가 미생물에 더 노출될 수 있는 행동이나 습관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는 새로운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소아과 의사들이 손가락을 빠는 행동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부모들이 이를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부모들은 손가락을 빠는 아이의 발음이나 치아 건강을 걱정합니다. 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손가락을 빠는 아이들은 친구들의 놀림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4살 이상의 아이가 손가락을 빨면 의사들은 이 습관을 없애는 방법을 부모와 아이에게 알려주기도 합니다. 손톱을 물어뜯는 행동도 비슷합니다. 그 행동 자체를 꾸짖지 말 것, 무언가 대신할 수 있..
생산직: 기계는 죄가 없다공장에서 일하는 A씨는 유압프레스에 손등을 찍혔다. 비명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뼈와 신경이 으스러졌다. 응급차에 실려가 치료를 받았지만 오른손을 이전처럼 쓸 수는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A씨는 입사 4년차, 현장에선 나름 베테랑으로 통하는 직원이었다. 스마트폰 부품들을 압착하는 기계 앞에 하루 종일 서서 일했다.기계는 죄가 없다. 사실 이런 종류의 기계에는 작업 중 손이 끼이지 않도록 하는 안전 센서가 존재한다. 그러나 A씨는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센서를 ‘가리고’ 작업을 했다. 작업 물량을 맞추려면 그래야 했다. 센서가 작동하면 두 손을 작업대에서 완전히 치운 후에야 기계가 움직인다. 센서 없이 일할 때에 비해 제품 하나를 조립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훨씬 길다.몇 달에 한 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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