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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세계에서 후각은 번식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습니다. 후각은 암컷과 수컷이 서로를 찾는 중요한 수단이며, 난자와 정자를 성숙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포유류들은 소위 ‘이차 후각 기관’이라 불리는, 성적 신호를 담당하는 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기관은 코가 아니라 입 안쪽 윗면에 자리잡고 있으며 ‘보습코 기관(vomeronasal organ, VNO)’이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숫말과 숫양은 발정기의 암컷이 근처에 있을 때 윗입술을 당겨 자신의 VNO를 확장시킵니다. 포유류의 암컷은 특정한 화학물질을 분비해 자신이 배란기라는 사실을 알립니다. 발정기의 암컷 개가 내는 화학물질은 수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수컷 개들까지 유혹해, 이들이 서로 싸우고 경쟁하도록 만듭니다. 영장류들은 또한 항문 부분을 밝은색으로 부풀어 오르게 함으로써 시각적으로도 자신이 배란기라는 사실을 알립니다.
인간은 5,500종의 포유류 중 유일하게 많은 개체가 함께 모여 삼에도 불구하고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 종입니다. 자연 전체를 통틀어, 이 두 조건을 동시에 만족하는 생물 종은 매우 드물게 발견됩니다.
우리는 인간의 조상들 역시 일부일처제를 유지했을 것이라는 사실을, 남녀 간의 신체 크기가 유사했다는 사실로부터 알고 있습니다. 일부다처제인 고릴라나 사자들의 경우, 수컷은 암컷보다 몸집이 큽니다.
그렇다면, 인간은 왜 자신이 배란기임을 알리는 신호를 잃어버렸을까요? 그리고 어떻게 일부일처제를 유지하게 된 것일까요?
여기에 대한 답은, 인간의 육아는 다른 동물과 달리 부모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야만 한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배란기와 상관없이 항상 성관계가 가능하도록 생물학적, 해부학적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2천만 년 전부터 5백만 년 전까지의 중신세(Miocene epoch)에, 지구는 상당히 건조해졌습니다. 숲이 사라지자 인간의 조상들은 사바나 지역에서 음식을 찾아야 했고, 커다란 초식동물들을 사냥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동물이 가진 커다란 송곳니나 발톱이 없었습니다. 인간은 그 대신 무리를 지어 사냥하는 법을 배웠고, 이 때문에 사람들은 서로 모여 살게 되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특정 여성의 배란기가 모든 남성에게 알려질 경우 여성이 자신의 짝이 아닌 다른 남자의 아기를 가질 수 있게 되며, 이는 가족과 집단을 모두 위태롭게 하는 일이었습니다.
다른 남자의 아이를 기르는 것은 남자에게 유전적인 이득을 안겨주지 않습니다. 일부다처제의 영장류들에게 있어 다른 이의 자식을 기르지 않기 위한 유아 살해는 흔히 일어나는 일입니다.
진화는 일부일처제를 유지하고 가족 간의 유대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일어났습니다. 먼저 인간은 배란기를 알려주는 시각 신호를 보내지 않게 되었습니다. 또한 화학물질로 상대방의 배란기를 파악해 뇌로 그 신호를 전달하는 VNO가 뇌로 정보를 보내지 못하도록 하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겼습니다. 이 돌연변이가 생긴 것은 약 1,600만 년 전으로 인간의 조상들이 처음 들판에서 공동체 생활을 시작한 때와 일치합니다. 이 연구를 진행한 이들은 이 돌연변이를 가진 첫 남성을 ‘아담’이라고 부릅니다.
‘아담’이 가진 돌연변이는 성을 자극하는 뇌 신경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사슴, 비버, 사향 고양이가 만드는 화학물질을 이용해 향수를 만들어 이 신경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전 세계 향수시장의 규모는 한 나라의 GDP에 맞먹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코는 VNO와 달리, 뇌의 이성적인 영역에 그 신호를 보냅니다. 그 때문에 우리는 성적 후각 신호에 대해 개나 쥐가 하는 것처럼 비굴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향수는 분위기를 좋게 만들기는 하지만 반드시 상대방을 유혹하지는 않는다는 말이죠.
또한 인간은 친구, 동료들과 적어도 적당한 조화를 이루면서, 일부일처제가 제공하는 장기적인 유전적, 진화적 이득을 취하면서, 그리고 사회활동에 참여하면서 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원문 :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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