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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au Peninsula

 

도시 중심부에 광장히 하나씩 있듯, 마카오 반도 한복판에는 세나도 광장(Largo do Senado)이 있다. 삼각형 모양의 넓지 않은 광장에는 포르투칼이 마카오를 점령하던 시절에 깐 물결무늬 타일 칼사다가 바닥에 깔려있고, 그 위로는 여행자와 현지인들이 약속이나 한 듯 쉼 없이 오간다. 이곳을 따라 30곳의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남북으로 흩어져 있어 마카오 역사지구의 중심을 이룬다. 또 골목마다 기념품 상점과 카페, 레스토랑이 즐비해서 세나도 광장은 마카오 역사지구 탐방의 시작점으로 꼽힌다.

 

 

 

겨울을 제외하면 내내 후덥지근한 마카오, 비교적 덜 뜨겁고, 덜 붐비는 오전 무렵 세나도 광장에서 여정을 시작해보자.

역사지구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전부를 돌아보려면 적어도 한나절은 필요할테니까. 각 건축물 사이를 잇는 길 대부분이 택시, 버스로 접근하기 쉽지 않아 도보를 이용해야만 한다. 그러니 마음에 드는 구역을 하나 정해 움직이는 것이 이 지역을 여행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리라.

 

세나도 광장 북쪽은 대표적인 문화유산이 모여 있어 초행자에게는 딱 맞는 코스.

먼저 광장 북쪽 끝에 자리한 성도미니크 성당을 지나 좁은 골목 안으로 들어서면 잿빛의 로우카우 맨션이 있따. 1889년 지역 중국계 거상 로우 와시오(Lou Wa Sio)가 지은 이 2층짜리 가옥은 납유럽 양식과 중국 청나라 양식이 절묘하게 섞여있다. 안뜰은 좀 더 아늑한 분위기를 내고, 벽면과 문 등 실내 곳곳에 새와 꽃 조각 장식으로 섬세하게 가꾼 흔적 또한 인상적이다.

 

광장 주변을 배회하던 여행자들은 결국 한곳으로 모인다. 마카오 역사지구의 상징이라 할 성바울 성당 유적.

계단 아래 골목 끝자락에서 처음 윤곽이 보일 때 웅장한 풍채를 떠올리지만, 막상 가까이 가면 정면 파사드 하나만 덩그라니 놓여 있다는 약간의 허무함을 느낀다.

17세기 초 예수회 성당으로 지은 이곳은 이후 포르투칼 군부대가 군부대로 사용했고, 19세기 중반 화재로 정면부를 제외하고 모두 소실되었따. 처연하고 강렬한 인상을 주는 현재의 모습이 오히려 마카오의 랜드마크로 남은것이 아닐까.

 

 

 

 


 

 

 

세나도 광장 주변은 먹거리 천국이다. 로우카우 맨션에 있는 세 거리(Travessa de Se)에는 꼬치거리가 있고, 바로 아래 상도밍구스 거리에는 우유 푸딩과 버블티, 세라두라를 맛볼 수 있는 카페들이 즐비한다. 성바울 성당 유적으로 향하는 상파울루 거리에는 육포와 땅콩 쿠키를 파는 상점에서 시식을 하고 기념품을 구입해보자.

 

 

 

뉴웨이트 아트 신

 

성바울 성다 유적과 맞닿아 있는 몬테 요새는 하나의 분기점. 성당 유적 앞에서 카메라를 꺼내 인증샷을 남기던 방문자 대부분이 계단 아래로 되돌아가고, 그 중 일부만 몬테 요새까지 길을 향한다. 성바울 성당 유적부터 강 건너 중국 영토 주하이, 불꽃을 형상화한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까지.

마카오 반도 전경이 파노라마로 내려다보이는 이 근사한 전망대를 그냥 지나치기에는 많이 아쉽다. 요새 위를 가벼이 산책, 마카오를 총망라한 마카오 박물관을 돌아보면서 느긋한 오후를 보내기 딱 좋으니까. 호기심이 강하다면 언덕 반대편 길을 선택해 여행을 계속 이어가보라.

 

 

 

몬테 요새 너머에는 마카오 예술계의 숨은 명소를 발견할 수 있겠다. 굵게 'S'자를 그리는 아르틸레이로스 길을 따라 가다보면 성라자루스 성당 근방에 도착한다. 성당 자체는 큰 볼거리는 아니다. 하지만 주변은 예술적 영감으로 가득하다. 올드 레이디스 하우스라 불리기도 하는 알베르게 SCM을 거점으로 다양한 전시가 열리는 문화 예술 공간이 곳곳에 자리하는 곳. 포르투칼 스타일의 오래된 건축물이 자갈길 위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서 유럽의 소도시를 거니는 기분이 든다.

 

 

 

코타이 스트립과 마카오 반도 중심부에는 즐비한 카지노 호텔을 후보군에서 제외하면 선택의 폭이 그리 다양하지는 않다. 물론 옛 포르투칼 저택에 들어산 포사다에서 우아하게 하룻밤을 보내는것도 좋겠지만, 교통이 불편한 곳에 위치한 곳이 많아 단기 여행자에게 적합하지는 않다. 이럴 때, 마카오 반도 남동쪽 남반 호수 부근에 자리한 만다린 오리엔탈 마카오는 훌륭한 대안일것이다. 마카오에서 유일하게 카지노 시설이 없는 5성급 호텔이고 나란히 자리한 다른 대형 호텔의 거대한 외관에 가려 있을 정도로 규모는 아담한 편이다. 그 대신 로비마다 외부 방문자로 득실대는 호텔에 비해 차분하게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좋은 곳이다. 페리 터미널과 역사지구는 물론, 인접한 마카오-타이파 다리를 통해 마카오 남단으로 이동하기도 좋다.

 

 

 

만다린 오리엔탈에 투숙하면, 여정을 마친 늦은 오후 스파 트리트먼트를 받아보라. 호텔 4층 전체를 사용하는 스파 층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각자의 취향에 맞는 오일을 선택하고, 신체 부위마다 마사지 강도를 체크해준다. 이후 대기하는 동안 스팀 샤워와 저쿠지, 사우나 시설을 이용하면서 하루 동안 쌓인 피로를 풀 수 있다. 본격적으로 세러피스트의 섬세한 마사지가 시작되면 어느 순간 스르르 단잠에 빠지고 맑은 기운을 되찾는다. 전망 좋은 객실에서 휴식을 이어간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마카오에서의 하루는 아직 끝난게 아니다. 만다린 오리엔탈에서 스파와 저녁 식사를 모두 마치고, 1층 로비에서 이어지는 쇼핑 아케이드 원 센트랄(One Central)을 지나 MGM 마카오 호텔로 향해라. 이곳에서는 늦은 시간까지 쇼핑이나 카지노를 즐길 수 있는데, 조안나 바스콘셀루스(Joana Vasconcelos) 전시가 열리는 그랜드 프라사가 당신의 호기심을 자아낼 것이다. 바스콘셀루스는 일상의 오브제를 재치 있게 조합하는 설치 미술가로 주목받는 포르투칼 출신의 아티스트이다. 그녀가 이번에 선보인 설치 작품 '발키리 옥터퍼스'는 포르투칼 전통 문양에서 영감을 얻어 퀄트로 제작한 초대형 문어와 아쿠아리움의 조합이다.

 

* 만다린 오린엔탈 마카오 : 2,288 파타카부터(숙박) - 1,000파카타부터(스파)

* 조안나 바스콘셀루스 전시 무료, 10월 31일까지 (끝남)

 

 

 

원문:https://brunch.co.kr/@lonelyplanet/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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