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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생각하기] 책임과 분노

IMP@CT 2015. 10. 28. 10:21

"너 때문에 정말 창피해, 너 때문에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어!"


부모가 말썽을 피운 자식들에게 흔히 하는 말. 자녀의 행동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그런 것이다. 자기 반 아이가 타교사에게 혼나고 있으면 낯부끄럽고 화가 나서 데리고 와서 더 크게 혼내곤 한다. 담임의 책임의식


그런데 책임감과 분노는 어떤 관계일까.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는 것은 그럴 수 있겠다 싶지만, 그 아이 때문에 화가 난다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다른 예로,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사람이 화가 난 상황에서 소리가 높아졌을 때 어떤 느낌이 드는가. 혹시 자기를 비난하고 있다고 느낀 적은 없는가?


사실 그 마음을 들여다보면 이렇다. 아이가 다른 아이를 때려서 그 아이의 부모에게 사과할 때 아이를 잘 교육해야겠다는 책임감과 더불어 상대편 부모가 얼마나 나를 비웃고 비난할지 두렵기 때문에, 그 비난을 견딜 자신이 없어 부모는 분노한다. 반 아이가 잘못해서 타 교사에게 혼나는 상황도 역시 마찬가지다. 가까운 사람이 열받아서 소리가 높아질 때 그 소리가 마치 자신을 비난하는 소리로 받아들이는 것도 상대방에 대한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식과 왜 그런 책임을 충분히 다하지 않았느냐는 비난에 대한 두렴이 있기 때문.


관찰한바에 따르면 가까운 사이에서 책임과 비난은 자주 섞인다. 책임의식이 강하면 비난 강도도 더 강해질 수 있다. 책임감이 강하게 느겨지면 질수록 비난에 대한 두려움도 커지고 그걸 모면하거나 공격해서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 우리는 순식간에 분노라는 감정을 꺼내들고 표출해버린다. 그래서 교묘하게 내 강한 책임과 같은 강도로 해야 할 걸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상대방에게 씌워버리는 것이다. 너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관계속에서 느끼는 책임과 비난, 그리고 분노는 매우 강한 패턴으로 묶여 있어 연결고리를 알아차리는 것이 힘들 정도로 순식간에 일어난다. 그러나 패턴의 고리를 끊어내야 우리는 어른으로 제대로 교육할 수 있고 대화를 하면서 공감할 수 있다. 그런데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토마스 고든의 충고처럼 내 문제인지 상대방의 문제인지 구분하는 것.

내 문제란 나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뜻한다. 아이가 싸워서 문제를 일으켰을 때 현장에 내가 없었다면 내 문제는 일단 아니다. 그건 아이의 문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 현장에 있었는데 아이가 싸우는걸 막지 못했다면 자신의 문제로 보고 무엇이 문제인지 밝히는게 필요하다. .장난이라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다른 데 신경쓰느라 못 봤는지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역시 싸운건 아이의 문제이다. 아이의 생각과 감정까지 책임질 수 없기 때문.


책임을 덜어내면 비난도 약해진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분노도 작아진다. 우리는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 조절이 힘들 정도로 강해지는 순간을 경험하곤 한다. 소위 욱하는 것이다. 그러나 책음을 덜어내면 욱의 강도도 약해질 수 있다. 이런 상태가 되면 아이와 마음을 나누는 대화를 할 수 있다. 아이의 마음에 초점을 맞춰 무슨 일이 일어났으며 그 순간에 아이의 마음에 떠오른 감정과 생각들을 이해할 수 있다. 아이가 자신의 상태를 인식하도록 도와주는 것, 이것이 가장 필요한 교육이다. 아이가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질 수 있께 힘을 불어넣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진정한 책임지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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